2014년 3월 27일 목요일

인도 정당들, 총선 여성·무슬림 공천 '미미'

인도의 주요 정당들이 내달 7일 한달 일정으로 시작되는 총선을 앞두고 여성과 무슬림을 많이 배려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이들을 후보로는 많이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일간지 힌두스탄타임스는 26일 집권 국민회의당,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 반부패 신당 아마드미당(AAP)이 지금까지 공천한 후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전국 543개 지역구 가운데 390개 지역구 후보를 발표한 국민회의당의 경우 직전 2009년 총선 때보다 12명 많은 55명의 여성 후보를 공천했다. 

그러나 인도국민당이 공천한 후보 402명 가운데 여성 후보는 37명에 그쳐 직전 총선때(44명)보다 적었다.

창당한 지 1년을 조금 넘긴 아마드미당이 발표한 후보 339명 가운데 여성은 34명이었다.

이에 따라 이들 세 정당이 지금까지 공천한 여성 후보의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인도의 여성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 8억1천400만여명의 49%를 차지한다. 

현 인도 연방하원의 여성의원 비율은 11%로 세계 평균 21%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각 정당의 공천작업이 완료되면 여성 후보가 다소 늘어날 수 있겠지만 대거 증가할 가망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인도 연구기관인 사회연구소의 란자나 쿠마르 소장은 "여성 후보가 영화배우처럼 대중의 눈길을 많이 끄는 직종 출신이 아니면 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각 정당이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슬림 후보 현황을 보면 아마드미당이 37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회의당(29명)과 인도국민당(6명)이 그 뒤를 차례로 이었다.

일각에서는 힌두 민족주의 성향인 인도국민당이 12억 인구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무슬림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유세에서 자주 강조하고도 무슬림 후보를 적게 내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아마드미당은 지금까지 시민운동가를 후보로 대거 공천한 반면, 기존 전국 정당인 국민회의당과 인도국민당은 이전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인도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신분제인 카스트(계급)제 '역학'을 감안, 기성 정치인을 각각 약 90% 공천했다. 

현재 총선 판세는 인도국민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승세를 굳히는 가운데 국민회의당과 아마드미당이 맹추격하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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