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9일 수요일

인도야당, '인도-중국 전쟁보고서' 놓고 대여공세

인도 총선이 내달 초부터 한달여 동안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이 최근 공개된 1962년 인도와 중국 간의 전쟁 원인에 관한 보고서 내용을 놓고 집권 국민회의당에 공세를 펴고 있다.

호주 역사학자 겸 언론인인 네빌 맥스웰(87)은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전쟁 직후인 1963년 4월 당시 인도 육군중장 헨더슨 브룩스가 작성, 국민회의당 정부에 제출한 전쟁원인 분석 보고서의 발췌본을 공개했다.

발췌본에는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하를랄 네루가 중국과 국경이 획정되지 않은 히말라야 지역을 적극적으로 순찰하고 기지도 세울 것을 지시하는 이른바 '전진정책'을 구사함으로써 전쟁을 유발한 것으로 돼 있다. 군이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은데도 네루 당시 총리가 전진정책을 밀어붙여 전쟁을 유발하고는 중국에 어이없이 패배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인도 학계에선 공공연한 비밀로 치부되고 있다. 그럼에도 전쟁 이후 들어선 국민회의당 정부들은 해당 보고서를 계속 기밀로 유지해왔다.

이에 힌두 민족주의 성향인 인도국민당이 네루-간디 가문이 이끄는 국민회의당을 겨냥하고 나섰다고 인도 언론이 19일 전했다. 

네루-간디 가문은 네루, 딸(인디라 간디), 외손자(라지브 간디) 등 3명의 총리를 배출한 정치명문가다. 현 국민회의당 총재인 소냐 간디는 라지브의 부인이고 부총재인 라훌 간디는 그의 아들이다. 

라비 샨카르 프라사드 인도국민당 대변인은 "그들(국민회의당)이 보고서를 기밀로 유지함으로써 무엇을 숨기려 하느냐"고 되묻고 "우리는 당시 전쟁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공세를 폈다. 그는 또 "우리는 네루 때문에 전쟁에서 졌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당 측은 인도국민당이 총선을 앞두고 '값싼 정치 놀음'을 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인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문제의 보고서가 민감한 사안을 담고 있어 공개할 수 없다며 국민회의당에 가세했다.

전문가들은 국경분쟁을 겪는 중국과 파키스탄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인도국민당이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 내용을 '선거용 호재'로 삼아 국민회의당을 계속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맥스웰이 최근 보고서 발췌본 내용을 올린 웹사이트는 이내 접근이 차단됐다. 이는 인도 당국이 차단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인도 언론은 분석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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