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7일 월요일

인도 반부패신당 총재, 제1야당 총리후보와 '맞짱'

인도 반부패 신당 아마드미당(AAP)의 아르빈드 케지리왈 총재가 4∼5월 총선에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의 총리후보 나렌드라 모디와 같은 지역구에서 정면승부를 겨룰 것으로 보인다.

케지리왈 총재는 16일(현지시간) 인도 남부도시 방갈로르에서 집회를 열고 "모디가 출마할 예정인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라나시시(市)에서 출마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오는 23일 바라나시에서 개최할 아마드미당 집회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인도 언론이 17일 전했다.

아마드미당은 앞서 지난 2일 총재가 바라나시 지역구에서 모디와 맞붙을 것임을 내비친 바 있다.

케지리왈 총재의 이번 발언은 인도국민당이 15일 모디의 바라나시 출마를 확정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인도국민당은 바라나시 지역구의 무를리 조시 연방하원 의원을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다른 지역구에 출마시키기로 했다.

갠지스 강변에 자리한 바라나시는 12억 인도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힌두교 신자들의 최고 성지다. 세계적인 관광명소기도 한 이 지역구는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에는 매우 중요하다. 

케지리왈 총재가 바라나시에서 출마해 모디와 맞붙게 되면 다음달 7일 시작해 5월 12일 끝나는 이번 총선 내내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케지리왈은 세무공무원 출신에서 반부패 시민운동가로 변신했다가 부패척결을 위해선 정치권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2012년 말 '보통사람'이란 뜻의 '아마드미'를 당명으로 해 창당했다. 이 신생정당은 창당 1년여 만인 작년 12월 초 인도 수도 뉴델리 지역인 델리주 하원선거에 처음 참가해 인도국민당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특히 케지리왈 자신은 당시 선거에서 국민회의당 소속으로 15년간 델리 주총리를 맡아온 셰일라 디크시트의 지역구에 출마, 압승했다.

반면 모디는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차(茶)를 팔아가며 공부해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2001년 말부터 지금까지 서부 구자르트의 주총리를 맡고 있는 그는 작년 9월 인도국민당 총리 후보로 선출돼 유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 델리 등 5개주 하원선거에서 4개주에서 인도국민당의 승리를 견인했다.

케지리왈-모디 대결이 성사되면 언론 노출을 꺼리는 집권 국민회의당의 라훌 간디 부총재는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더욱 멀어지게 될 전망이다. 1947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인도의 현대 정치사를 좌지우지해온 국민회의당은 최근 10년간 집권해오면서 각종 부패사건에 연루돼 야권의 집중 공격을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케지리왈 총재가 바라나시에서 모디에게 승리를 거두든지 그러지 않든 간에 언론의 주목을 한껏 받음으로써 아마드미당의 '존재감'을 전국적으로 굳히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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