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5일 화요일

간디를 밀어낸 교회

인도의 위대한 민족주의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1869∼1948)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좋아했습니다. 특히 산상수훈은 그의 삶의 중요한 원리였습니다. 그가 비폭력을 제창한 것도 산상수훈의 영향입니다. 그는 영국의 ‘이너템풀’ 법과대학에서 공부를 했고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영달이 아닌 차별받는 자기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행동하는 지식인이었습니다.

그런 훌륭한 인물이지만 안타깝게도 교회를 다니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교회에 다니지 못한 이유는 힌두교 신앙심이 깊었던 어머니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성경도 읽었고 톨스토이의 기독교적 저술에도 깊이 빠졌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만난 기독교인들이 교회 문을 가로막고 그를 교회 밖으로 밀어냈던 것입니다.

그가 남아프리카에서 생활할 때 그 땅을 지배하는 백인들에게서 인종차별의 아픔을 당해야 했습니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던 그들에 의해 열차의 1등 칸에서 유색인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쫓겨나는 모욕을 당했고 마차를 타고 가던 중에는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부에게 두들겨 맞기도 했습니다. 간디의 친구인 ‘앤드루스’라는 영국 선교사의 전도로 간디는 그 선교사가 다니는 영국인 교회를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선교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교회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그 예배당 문지기가 간디를 역시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밖으로 내밀고 쫓아 버렸습니다.

간디에게 교회 문은 너무 높았습니다. 그는 교회에 다니지 않았어도 교인들보다 더 넓고 큰 가슴을 가지고 살았지만 편협한 교인들로 인하여 결국 교인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주님을 믿는다면서 모든 사람을 가슴에 품었던 주님과는 전혀 다르게 사는 사람들, 그리고 주님을 믿지 않지만 너무 주님을 닮은 사람들. 이런 아이러니를 우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이 세상 누구도 차별하지 않으셨던 그 주님을 섬긴다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인종적 우월함을 가지고 차별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쯤이니까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2013년 11월의 한국은 어떨까요.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또 다른 ‘간디’가 거절당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주님께서 받아주신 사람임에도 또 무시당하고 내쫓기지는 않을까요? 오늘 우리 주변에 다양한 모습의 많은 간디가 존재합니다. 그들이 예배당 문을 열기조차 힘들어하지는 않는지요? 우리와 우리 교회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지 물어야 합니다. 지금도 누군가 예배당 밖에서 눈물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바로 예수님일지도 모릅니다.
<기사 출처 :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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