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일 화요일

인도 여야 폭우피해 문제놓고 '당리당략' 설전 눈총

"총선 의식 말싸움" 지적…유엔 "1만1천여명 실종" 추정 

인도 여야가 북부 우타라칸드주(州)에서 최근 발생한 폭우피해 문제를 놓고 합심해 지원하기는커녕 당리당략에 따른 설전을 벌이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지역인 우타라칸드에선 지난달 15일과 16일 300㎜ 이상의 폭우로 산사태와 홍수가 잇따라 많게는 수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정부와 군경은 아직 고립상태인 900여명의 순례객 및 주민을 상대로 피 말리는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인도 집권 국민회의당과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은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선거운동에 들어간 상태다.

여야간 설전은 인도국민당 선거운동위원장인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 주총리가 지난달 우타라칸드 피해지역을 찾음으로써 시작됐다.

모디 진영은 "그가 피해지역에서 구자라트주 출신 순례객 1만5천명을 하루 만에 구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회의당은 "모디가 람보도 아니고 어떻게 그렇게 많은 순례객을 구조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회의당 선거운동을 맡은 라훌 간디 국민회의당 부총재가 피해지역을 방문하자 인도국민당은 재난지역을 방문해 구조작업에 바쁜 사람들을 성가시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국민회의당은 간디가 피해지역 구조작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맞섰다.

설전은 1일 더욱 격화했다. 인도국민당의 하원 원내대표인 수시마 스와라지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타라칸드 주정부가 이번 폭우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만큼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인도 언론이 2일 전했다.

우타라칸드에서는 국민회의당이 집권하고 있다.

국민회의당의 마니시 테와리 공보장관은 트위터에서 스와라지가 피해지역을 둘러보지도 않고서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고 반박했다.

아제리 마켄 국민회의당 중앙위원회의 사무총장은 "인도국민당이 '하루 만에 1만5천명을 구조했다'고 주장하더니 이제 또 자연재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국민회의당은 우타라칸드 주정부의 재난 대처방식에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스와라지는 "수실 쿠마르 신데 내무장관이 'VIP가 우타라칸드를 방문하면 구조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니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해서 우타라칸드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테와리 장관은 "모디는 왜 내무장관의 방문자제 요청을 따르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이처럼 설전이 드세지자 일각에선 여야가 국가적 재난을 맞아 합심해 구조 및 복구작업을 지원해야 함에도 총선을 의식한 말싸움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우타라칸드 주정부는 1일 경찰 자료를 근거로 해 실종자 수를 4천649명에서 7천893명으로 늘려 잡았다. 그러나 유엔측은 실종자 수가 1만1천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폭우로 피해를 본 우타라칸드내 마을은 4천여 곳으로 집계됐다.

인도 기상당국은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우타라칸드에 또 폭우가 올 것으로 예보, 막바지 단계인 구조작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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