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9일 월요일

'인도에서 사물놀이를'


국악의 한 장르인 사물놀이가 '한류 불모지'로 불리는 인도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박은하(55) 국립국악원 민속악 지도위원은 29일 낮 뉴델리 시내의 인도 국제학교 '알콘 인터내셔널 스쿨' 강당에서 최근 2주간 사물놀이를 가르친 이 학교 학생 18명과 함께 사물놀이를 선보였다.

공연은 학생 300여명, 아쇼크 판디 교장, 인도 주재 한국문화원의 김금평 원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무대에 오른 수강생들은 한국문화원에서 사물놀이 강습을 한다는 소식을 학교 측으로부터 전해 듣고 자원, 문화원에서 2주간 매일 사물놀이를 익혔다.

이들은 이날 박 지도위원에게 배운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20분가량 진행된 공연에서 수강생들은 박 지도위원의 지휘에 따라 꽹과리, 징, 장구, 북을 신명나게 쳐댔다.

처음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청중은 이내 리듬을 타는 듯했다. 

수강생들이 "달아 달아 밝은 달아…"라는 노랫말까지 곁들이며 흥을 돋우자, 지켜보던 학생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 지도위원은 작년 12월 개원한 한국문화원의 요청으로 지난 15일 2주 일정으로 인도에 도착, 이 학교 학생과 인도 일반인 등 37명을 가르쳤다.

사물놀이 공연에 이어 박 지도위원은 작은 북 2개로 된 인도 전통악기 '타블라'(Tabla) 연주에 맞춰 춤사위까지 선보인 뒤 인도인 타블라 연주자와 함께 장구를 쳤다.

장구와 타블라 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속도를 더해가자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박 지도위원은 "미국과 폴란드 등 해외에서 사물놀이를 공연한 적이 있지만 현지 학생을 가르치기는 인도가 처음"이라면서 "인도 학생들이 마음이 순수하기 때문인지 사물놀이를 아주 빠르게 받아들여 큰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강생인 다니얄 미르자(10학년·14세)는 "사물놀이가 정말 재미있다"면서 "사물놀이는 문학이나 교과서나 한국 문화에 관한 게 아니라 그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사물놀이의 '흡인력'을 나름대로 해석했다. 

한국문화원은 앞으로 매년 국립국악원에 사물놀이 강사 파견을 요청하는 한편 박 지도위원의 첫 수강생들로 팀을 구성, 각종 문화행사에 내보낼 계획이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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