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3일 화요일

인도 현지 시장조사하며 수출역군 단련


- 학생들 국내서 계획 입안
- 현지서 실습 '필드학기제'
- 3개월간 강도높은 교육

- 국내 기업 지원도 이어져

강의실 바깥은 폭염으로 뜨거웠고, 강의실 안은 '인도'의 열기가 가득했다.

"저희는 석 달 동안 인도 곳곳을 다니면서 한국 기업의 인도 닭고기외식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시장조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재 세계 닭고기 시장의 동향과 인도의 상황은…." 학생 두 명이 공동으로 마련한 계획서를 발표하면서 조금 머뭇거리자, 영산대 노심덕(인도비즈니스학과) 교수의 질문이 송곳처럼 날아들었다. "이미 인도에 진출한 한국 닭고기외식업체도 있는데, 여러분이 준비한 시장조사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국내 기업과는 접촉했나요?" "시장조사를 하려면 부가비용이 들 텐데 대책은요?"

학생들은 "시장조사 자료를 제공할 기업은 아직 찾고 있지만, 제대로 조사를 하기 위해 인도에 있는 기간에는 끼니마다 닭고기를 먹을 계획"이라고 밝히며 "다음 번 발표 때 계획서를 보충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9일 영산대 인도비즈니스학과 학생들이 강의실에 모여 오는 9월부터 시작할 필드학기에 대비한 모임을 하고 있다. 조봉권 기자
지난 19일 오후 영산대 해운대캠퍼스에 있는 인도비즈니스학과의 한 강의실은 이 학과가 2011년부터 해마다 실시하는 '필드학기제'에 참가할 예정인 3학년 학생들의 준비모임이 한창이었다. 영산대 인도비즈니스학과의 필드학기제는 대학생들이 긴장했을 때 잘 쓰는 표현 그대로 "장난이 아니게" 진지하고 빡빡한 일정으로 이뤄진다.

"필드학기제에 참가하려는 학생은 인도의 산업과 경제에 대한 지식을 갖춘 뒤 3학년 2학기가 시작하는 9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석 달 동안 인도에서 내실 있는 교육과 강도 높은 실습을 하게 됩니다." 노 교수는 "우리 학과는 정원이 30명인데 첫 해인 2011년 8명, 지난해 6명에 이어 올해는 12명이 참가하면서 필드학기제가 인도비즈니스학과의 꽃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드학기제의 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학생들이 인도 곳곳을 다니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CEO나 인도기업 관계자에게서 50여 회에 이르는 생생한 특강을 듣는 것이다. 또 하나의 축은 학생들이 인도로 가기 전 준비한 시장조사계획을 현지에서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노 교수는 "시장조사를 위해 학생들은 먼저 인도 진출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과 접촉해 수요자를 확보한다. 그 뒤 필드학기제 직전의 여름방학 두 달 동안 관련 산업의 세계·인도·국내 동향을 조사하고 준비를 한다. 그리고 9월부터는 인도 현지에서 시장조사를 하고 이메일로 교수와 기업에 관련 사항을 보고하며 11월말에 귀국하면 최종보고서를 만든다"고 전체적인 운영방식을 들려줬다.

실제로 지난 18일 필드학기제 준비현장을 방문했을 때, 학생들은 "이달 초순부터 1주일에 3일씩 모여 현지활동계획을 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준비 중인 인도시장조사 항목은 '인도의 유기농화장품시장' '인도 주류시장 동향과 소주 마케팅 방안' '인도 내화물 시장조사' '한국영화의 인도 진출 환경 탐색' 등 다양했다.

이 학과 최민경 교수는 "영산대가 학생들의 경비 절반을 지원하고, 관련 국내기업이 시장조사를 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한다. 숙박은 인도 현지에 나간 인턴직원의 숙소 등을 이용하는 네트워크가 있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1979년 중국이 개방한 뒤 1980년대 초반까지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200개였는데 지금 2만 개다. 현재 인도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500여개지만 우리는 10년 안에 5000개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인도에 주목할 필요성을 요약했다. 올해 필드학기제에 참가하는 3학년 황준보 씨는 "엄청난 강행군이지만 얻는 것도 많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체력훈련도 병행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기사 출처 : 국제신문>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