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4일 수요일

인도 야권 총리후보, 美 비자거부 지속으로 골머리

모디, 힌두-무슬림 유혈충돌 연루로 美비자 거부당해

인도 야권의 차기 총리후보로 사실상 낙점된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주(州) 총리가 과거 무슬림 '탄압' 행적에 따른 미국의 비자발급 거부조치로 골치를 앓고 있다.

극우 힌두 민족주의 성향인 모디는 인도 서부 구라자트의 주총리에 오른 직후인 2002년 2월 2천여명의 희생자를 낸 힌두교 신자와 무슬림 간 유혈충돌 과정에서 힌두교 신도를 두둔하며 사태를 방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은 종교적 자유를 침해하는 폭력사태에 연루된 외국 관리들의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는 국내법에 따라 2005년 모디 주총리의 비자를 취소하고 지금까지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당시 영국과 유럽연합도 이에 가세했다가 수년만인 지난 2월 비자 발급금지 조치를 풀었다.

이는 모디가 작년 말 주총리 3선 연임에 성공하고 내년 5월로 예정된 총선 과정에서 야권 총리후보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뤄졌다.

그러나 미국은 공식적으로 비자 거부조치를 해제하지 않은 상태다.

이 조치가 계속 문제가 되자 모디가 속한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의 라지나트 싱 총재는 최근 미국을 방문했다.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그는 상원의원들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인도 하원의원들이 모디에 대한 비자발급에 또 반대하고 나섰다고 인도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하원의원 65명은 작년 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비자발급 반대 서한을 지난 21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재발송했다.

다른 하원의원 25명은 지난해 말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국무장관에게 별도로 편지를 보내 비자발급에 반대하기도 했다.

미국에선 공화당은 비자발급에 대체로 찬성하지만 민주당은 반대한다.

인도에서는 상당수의 재계 인사들이 비자발급에 찬성하지만 많은 정치인과 일반 국민은 모디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재계 인사들은 모디가 외자유치 등을 통해 구자라트주를 크게 발전시켰다고 평가한다. 

모디는 2002년 유혈충돌에 관해 잘못한 게 없다고 항변한다.

인도국민당이 이끄는 야권 정당연합체 '국민민주연합'(NDA)의 선거운동 책임자로 최근 선출된 모디는 맡은 역할을 잘 수행, 총선 승리를 이끌면 인도의 차기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편 안팎의 압력을 받는 미국 정부는 비자문제에 관한 입장을 서둘러 발표해 인도 총선정국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일단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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