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7일 토요일

인도 교사 수천명, 급식업무 중단에 학생들 '굶어'

교사들 "수업만 하겠다" vs 주정부 "대체인력 고용 재원 부족"

최근 학교급식에 든 살충제로 학생 23명이 숨진 인도 동부 비하르주의 초등학교 교사 수천명이 '잡일'에 해당하는 급식 보조업무를 중단하면서 수백만명의 학생이 급식을 받지 못하고 있다.

27일 인도 언론에 따르면 비하르주 교사 수천명은 지난 24일부터 급식 업무에서 손을 뗐다. 

교사들은 고유 업무가 아닌 급식 업무를 면하게 해달라고 수차례 주 정부에 요구했지만 묵살된데다 학교에서 무슨 사고라도 나면 교사들에게 화살이 날아든다면서 급식업무를 중단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16일 비하르주 사란 구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급식 참사'가 발생, 학생 23명이 사망한 이후 나온 것이다.

교사들의 집단행동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알라하바드시 고등법원에서 지난 24일 교사들이 고유 업무가 아닌 급식 업무를 하지 말라고 명령한 것에 크게 고무된 측면도 있다.

비하르주의 무료급식 프로그램 담당 국장인 R 락샤마난은 "급식중단 이틀째인 26일의 경우 비하르주 전역에서 무료급식이 제공되는 7만여곳의 학교 가운데 4천600여개교에서 급식이 제공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하르주 초등학교 교사단체는 "약 95%의 학교에서 급식제공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급식 중단 학교수 집계가 엇갈리지만 최소한 4천600개교 학생들은 급식을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일부 극빈 가정 출신 학생들에게는 급식이 하루에 먹는 세끼 가운데 유일하게 '온전한' 식사에 해당한다.

교사들은 주정부가 다른 단체를 고용해 급식업무를 맡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주정부는 그럴만한 재원이 부족하다고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주정부는 대안이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교사들이 급식업무를 계속 맡아줄 것을 '강권'하고 있다.

현재로선 교사들과 주정부간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 애꿎은 학생들만 급식을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주정부들은 가난한 학생이 학교에서 무료급식을 먹으며 공부하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집이 너무 가난해 학교에 시간을 맞춰 나가 급식만 먹고 귀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는 1억2천만명의 학생에게 급식을 거저 제공하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무료급식이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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