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31일 수요일

인도 금리 동결에도 루피화 약세 가속…최저치 근접

인도 루피화 가치가 31일 사상 최저치에 또 근접했다. 전날 인도 중앙은행이 루피화 절하(가치 하락)를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통화 가치는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이날 인도 현지시각 오후 12시 30분 기준으로 미국 달러화 대비 루피화 가치는 전날 대비 0.3% 내린 61.125루피를 기록했다. 지난 8일 기록한 역대 최저치(61.2125루피)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전날 인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25%로 동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리 동결은 인도 중앙은행이 성장 촉진보다는 환율 안정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두부리 수바라오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보통 물가상승폭이 줄어들면 금리를 낮추지만 지금은 외부요인에 대응해 통화정책 재량권을 일부 빼앗겼다”고 말했다. 

이날 금리 동결 후 달러화 대비 루피화 가치는 1.8% 하락하며 7주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루피화 가치는 미국이 양적 완화(통화 팽창) 정책을 축소할 거란 전망이 나오며 5~6월 두 달간 9% 하락했다. 7월에도 한 달간 3% 가량 가치가 떨어졌다. 

인도 중앙은행은 전날 올해 인도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5.7%에서 5.5%로 낮췄다. 수바라오 총재는 “충격에 대한 인도 경제의 회복력이 약해졌고 루피화 약세로 인해 인도 경제가 악순환에 빠졌다”고 말했다. 

상반기에만 해도 인도 중앙은행은 환율보다는 성장률 높이기에 더 초점을 맞췄다. 방법은 세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였다. 지난 1월 7.75%로 0.25%포인트 낮춘 후 3월에 7.50%로, 5월에 7.25%로 내렸다. 그러나 루피화 약세에 속도가 붙자 지난달부터 두 달간 금리를 동결했다. 

인도 중앙은행이 루피화 약세를 멈추길 원하면서도 성장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날 인도 중앙은행은 “환율이 안정되면 최근의 유동성 긴축 조치를 중단해 통화 정책이 다시 경제 성장 지원에 맞춰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인도 중앙은행이 지금 환율을 더 걱정하는지 성장을 더 염두에 둔 것인지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인도 중앙은행은 루피화 환율이 안정된 후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최근의 긴축 조치를 서서히 중단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원한다”며 “그러나 현재 이런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어느 쪽으로든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루피화 약세로 해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거란 전망에 인도 증시는 6일 연속 하락했다. 이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증시에서 10억5000만달러를 회수했다. 지난달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증시에서 18억달러, 채권시장에서 20억달러를 빼갔다.
<기사 출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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