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3일 토요일

인도도 골목상권 강화…월마트 비명

미국 최대 할인 매장 월마트가 인도에서 진퇴양란에 빠졌다. 인도 정부의 약속만 믿고 인도 시장에 진출했으나 최근 총선을 앞둔 인도 정치권에서 말 바꾸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인도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유통시장 개방 정책을 1년도 안 돼 뒤집었다고 최근 비판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9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기 위해 인도의 유통시장을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에게 슈퍼마켓·백화점 지분 51%까지 허용한 법안도 통과시켰다. 월마트·테스코 같은 다국적 유통업체는 인도가 세계2위 대국인 만큼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 앞다퉈 인도로 달려갔다.

월마트는 오는 2015년까지 인도 유통시장을 점령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짰다.

그러나 1년도 안 돼 분위기가 바뀌었다. 내년 5월 총선에 앞서 정치권이 표심을 의식한 탓이다.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 할인매장이 들어서면 타격을 받게 될 골목상인들은 인도 정부의 유통개방에 강력 반발해왔다. 이에 유통 개방 법안이 처리된 것은 법안 발의 후 1년이나 지난 지난해 12월이다.

인도 정부는 법안 시행도 전에 종전 보다 후퇴한 새로운 정책을 내놨다. 지난 6일 발표된 FDI정책을 보면 인도에 대한 직접투자규모는 최소 1억달러(1116억원 상당)이며, 이 중 5000만달러는 새로운 매장 준비 단계에서 지불하도록 했다.

월마트가 현재 손에 쥔 현금이 77억8000만달러다. 월마트가 인도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은 전체 매출의 1%에도 못 미친다. 반면 미국 매출은 69%에 달한다.

월마트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월마트의 인도현지 합작법인 ‘바티월마트’의 대변인은 “정부의 새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지 업체들도 속이 새카맣게 타고 있어 보인다. 인도의 영자지 더이코노미타임스는 바르티 리테일과 퓨처 리테일, 스펜서 등 인도 토종 유통브랜들이 이번 정책으로 “대형 후퇴‘를 맞게됐다고 평가했다.

이들 유통업체들은 자금난에 직면해 외국 자본에 인수대길 학수고대한 탓이다. 현지 유통거물 릴리언스 리테일만 횡재한 셈이라고 타임스는 분석했다.

인도는1인당 소득이 연간 2000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국가로, 중국이나 러시아 등 신흥국에 비해 고급 시장이 아니다. 하지만 12억 인구의 인도에선 매년 중산층이 늘고 있어 다국적 유통체인 입장에서 노다지인 셈이다.

인도에선 인도의 12억 인구는 매년 중산층이 늘고 있어 새로운 금맥이 셈이다. 인도에서 현재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는 미국의 치약브랜드 쿨 게이트다.

영국계 유니레버의 럭스(Lux)와 현지 통신사 ‘아르텔’, 유니레버의 비누 ‘라이프부이’, 필란드의 휴대전화 ‘노키아’ 등이 뒤를 이었다.

인도의 개방 정책이 오락가락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인도 정부는 외자 유치를 위해 개혁개방을 추진했지만 번번히 무사됐다.

지난주 초 영국계 투자회사 바클레이스 캐피털은 금융시장 개방을 약속한 인도 정부와 회동 이후 “개혁안에 대해 절반만 관심이 있다”고 비꼬았을 정도다.
<기사 출처 :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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