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3일 토요일

인도, 이번에 염산테러로 몸살

인도 대법원이 염산테러 방지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또한 7월 16일까지 이런 공격에 사용되는 염산 판매를 규제하기 위한 초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산(酸)을 구하기는 매우 쉽다. 10일(수) 월스트리트저널이 운영하는 ‘인디아리얼타임’은 델리 남부의 작은 잡화점에서 “강력하다”고 선전하는 염산 1리터를 구입했다. 투명한 병에는 사자 그림과 함께 “산업용”과 “주의”라는 문구가 보였다. 가격은 20루피(33센트)다. 염산은 살을 녹여버릴 수 있는 위험한 화학물질이다.

영국에 기반을 둔 염산테러생존자국제신탁(ASTI)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약 1,500건의 산 공격이 발생한다.

인도에서 몇 건이 발생하는지 공식 통계는 없지만 뉴델리 소재 염산테러방지단체 SAA는 전국적으로 매주 세 건이 보고된다고 한다. 희생자 대부분은 여성이며 공격자는 가족 아니면 지인인 경우가 많다. 염산테러는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대법원은 한 염산테러 생존자의 증언을 들은 후 “사람들이 죽어가는데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매일 죽어가는 생명들을 생각해보라. 매일 인도 전역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법원은 이미 올 2월 인도 정부에 염산 판매를 줄일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지만 정부는 아직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화요일 대법원은 일주일 안에 이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하라고 경고하면서 그러지 않을 경우 대법원 자체적으로 법령을 제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산(酸)테러 운동가들은 염산과 황산, 질산 등의 산 판매를 규제하는 것만으로도 발생건수를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 SAA의 수닛 슈클라 코디네이터는 “시장에서 사라지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다.

“산은 신분증 없이는 구매할 수 없어야 하며 판매할 때마다 기록을 남겨야 한다. 정부는 개인들에 대한 판매를 중지시키고 산업 및 실험 용도로만 판매해야 한다.”

대법원은 화요일 ‘락스미’라는 여성 염산테러 피해자의 진술을 들었다. 락스미는 2005년 뉴델리 칸마켓 근처에서 염산테러를 당해 얼굴과 팔, 가슴 등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현재 그녀는 염산테러와 판매에 대한 법을 개정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올 4월 인도 의회는 여성 폭력에 대한 처벌법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버스 집당강간사건으로 피해 여대생이 결국 목숨을 거두면서다.

이 법안에는 염산테러도 포함됐다. 이번 법안에는 범죄자에 최저 10년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피의자들이 피해자에게 치료비 등을 보상하도록 하는 안은 빠졌다.

락스미가 백주대낮에 오토바이를 탄 남녀에게 염산테러를 당한건 겨우 15살때였다. 남성 피의자는 락스미가 결혼을 거부했던 사람으로 2009년 10년 징역형을 선도받았으며 여성 피의자는 7년 징역형을 언도받았다.

사건 이후 락스미는 성형수술에 100만루피(1만6,638달러)를 써야했다. 대부분은 부친의 고용주가 내줬다. 부친은 뉴델리 부유층 가족의 요리사였는데 지난해 사망했다.

락스미는 “정부가 재활비용도 도왔줬으면 좋겠다. 치료에는 돈이 많이 든다. 정부가 이 문제를 도와줘야 하며 치료비도 처리해줘야 한다. 우리 같은 피해자들은 일자리를 구하기도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부기관에서 일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염산테러는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올 5월 간호원으로 일하기 위해 뭄바이로 갔던 한 여성은 기차역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 남성에게 염산테러를 당했다. 여성은 부친과 함께 있던 상황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염산테러를 막을 순 없었다. 피해 여성은 결국 한달후 사망했다.

이웃나라인 방글라데시는 염산테러 단속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염산테러 피의자에게는 사형 선고를 내리고 염산 판매도 엄격히 통제한다. 덕분에 최근 몇 년 사이 염산테러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기사 출처 : 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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