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3일 수요일

세계 최단 기간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한 김창호 대장


‘7년10개월6일’. 세계 최단 기간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을 마치고 돌아와 3일에서야 뒤늦은 결과보고를 하는 김창수(44·몽벨자문위원) 대장의 얼굴은 빛나는 기록과 달리 밝지 못했다. 이유는 가슴에 묻은 서성호 대원 때문이다.
김 대장은 지난 3월6일 출정식을 열고 에베레스트로 향했다. 서성호·안치영·전프루나·오영훈 등 5명으로 구성된 ‘From 0 to 8848 히말라야 원정대’를 이끌고 무동력으로 해발 0m에서 출발해 에베레스트 정상을 무산소로 오르는데 성공한 뒤 80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지난 5월 29일 귀국했다. 그러나 함께 등반을 떠났던 서성호 대원은 그들의 곁에 없었다. 하산 도중 고산증세로 인한 탈진으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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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등정을 통해 세계 최단 기간 무산소 히말라야 14좌 등반 기록을 남겼다. 지난 2005년 7월14일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8125m)를 무산소로 등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5월20일 에베레스트 남동릉(8848m)을 끝으로 7년 10개월 6일 만에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했다. 종전기록은 폴란드의 예지 쿠쿠츠카가 세운 7년 11개월 14일. 김 대장은 이를 1개월 8일 앞당겼다. 한국에서는 여섯 번째로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완등한 산악인이 됐고, 무산소로 14좌 모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이번 등반이 더욱 의미있었던 것은 무산소·무동력·무폐기물 등반에 성공한 점이다. 김 대장이 이끄는 ‘From 0 to 8848 히말라야 원정대’는 해발고도 0m인 해수면 높이에서 해발고도 8848m의 에베레스트를 오르기까지 오로지 인간의 힘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 원정에 성공했다. 요즘엔 보통 4000여m 베이스캠프까지 헬기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그의 원정대는 해발 0m의 인도 갠지스강에서 카약을 타고 출발해, 사이클, 트레킹으로 40일간에 걸쳐 총 1211㎞를 횡단하는 강행군을 한 뒤 무산소 클라이밍으로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는 ‘무모한’ 방법으로 정상에 우뚝 섰다.

그는 “산은 사람의 힘으로만 올라야 한다는 것이 기본 철학이다. 에베레스트 8848m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등반할 수 있는데, 유산소로 등정하는 것은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6000~7000m의 봉우리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오르느냐에 따라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호가 마지막 순간까지 무동력 무산소 등반에 열정을 보였던 것 또한 그런 이유였을 것이다. 순수했던 그의 도전정신과 강한 의지를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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