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차기 인도 수상 선출 관심 고조… 선거 시리니오 세 가지
인도는 요즘 내년 바뀌는 차기 인도 수상에 대한 논의로 뜨겁다. 내각제로 운영되지만 어떠한 중앙정당도 단독으로 집권이 불가능해 지역정당들과 연합해 연립정권을 구성해야 하는 인도정치에서 차기 수상이 누가 되느냐는 시나리오를 한번 그려보는 것은 현재 인도사회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를 압축해서 볼 수 있다.
1)국민회의 중심의 통일진보연합(UPA, United Progressive Alliance) 연립 정권이 3번째 정권을 이어갈 것인가, 2)인도인민당(BJP, Bharatiya Janata Party) 중심의 전국민주연합(NDA, National Democratic Alliance) 연립정권이 10년 만에 권력을 다시 차지할 것인가 3)아니면 아예 새로운 제3의 연립정권이 만들어질 것인가 하는 3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1), 2)의 시나리오는 545석 중 200여석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은 국민회의와 BJP중 어느 한 정당이 여타 지역정당들과 플랫폼을 구성하는 경우다.
먼저 국민회의가 다수정당이 되어 3기 UPA를 구성할 경우인 1)을 생각해보자. 이는 맘모한 싱 총리가 다시 수상을 연임할 경우와 네루 집안의 3대인 라훌 간디가 새로이 수상으로 등극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맘모한 싱의 초기 청렴결백한 이미지는 지난 9년간의 크고 작은 부패사건들로 인하여 퇴색됐다. 국민회의를 지휘하고 있는 총서기인 소니아 간디는 맘모한 싱의 행정부와 집권 정당인 국민회의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이미지 관리를 위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한 예를 들어보자. 인도의 노동운동 조직들은 이해관계가 다른 각 정당의 시녀 노릇만 해오고 있기에 서로 간의 단결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사안이 물가 상승을 억제시키거나 실질 임금을 올리는 전국적인 안들에 대해서 전국적인 총파업에 대해서는 협력을 해왔다.
국민회의의 노동운동 날개인 INTUC(Indian National Trade Union Congress)는 설립 이후 반세기 동안 전국적인 총파업에 한 번도 참가한 적이 없었다. 철저하게 조직부문 공기업 남성 정규노동 중심으로 운영되는 인도 노동운동에서 집권정당이었던 국민회의는 공기업의 사용자 같은 입장에 계속 서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노동운동조직인 INTUC가 전국 총파업을 참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년 전 물가 상승과 부패로 인한 노동자들의 전국 총파업이 있었을 때 국민회의의 소니아 간디는 INTUC에게 전국 총파업 참여를 허락했다. 물가 상승과 각종 보조금 삭제 등의 민생 문제는 맘모한 싱의 행정부의 실정이지 국민회의의 잘못이 아니라고 발뺌하기 위해서였다. 각종 부패사건이 터졌을 때도 입을 다물거나 부패를 비판하기도 하면서 이는 행정부의 문제였지 국민회의의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돌렸다.
국민회의가 다수정당이 돼 3기 UPA 구성
지난 9년을 국민회의가 집권하면서 생긴 불만들은 소니아 간디와 국민회의가 아니라 맘모한 싱과 행정부의 문제로 포장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조용하고 청렴결백한 이미지를 가졌던 맘모한 싱은 국민회의인들이 행정부 내에서 일어나는 부패나 물가 상승의 문제 등에 대해서 입을 거의 다물었기에 현재는 ‘아무 것도 안하는 사람(Mr. do little)’으로 불리면서 무능의 상징으로 바뀌었다.
그러면 네루의 손자이자 소니아 간디의 아들인 라훌 간디가 수상으로 등극할 경우는? 라훌 간디는 자신이 수상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지 않고 국민회의가 인도를 위해서 무엇을 해왔고 무엇을 할 것인가만 내세우고 있다. 국민회의에서도 라훌 간디가 차기 수상 후보라는 것은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소니아 간디가 자신이 수상으로 되지 않고 당시 국민으로부터 호감을 살 수 있는 맘모한 싱을 수상으로 내세운 것은 국민회의가 권력을 적절하게 휘두르고 행정부의 실책들에 의해 면죄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었다. 국민회의가 다시 최대정당이 되고 3기 UPA가 구성되면 이들은 맘모한 싱이라는 정치 상품의 ‘유통기간’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하여 그를 재등극시킬 것인가? 새로운 ‘맘모한 싱’을 발굴할 것인가? 네루 집안의 라훌 간디가 노골적으로 전면으로 등장할 것인가로 나누어질 수 있다. 내년 선거까지 올해 맘모한 싱 정부가 경제 문제 해결에 미진하거나 부패가 또 터질 경우 새로운 ‘맘모한 싱’을 발굴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다.
BJP가 최대 집권 정당이 돼 NDA 연립정권
BJP가 최대 집권 정당이 되어 NDA 연립정권이 성립될 경우를 생각해보자. BJP의 차기 수상으로 주목되고 있는 사람은 경제 성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구자라트의 3선 주총리인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이다. BJP는 자신들의 집권주인 구자라트의 경제 성장을 근거로 자신들이 집권할 경우 인도 전체가 구자라트처럼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나렌드라 모디가 차기 수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나렌드라 모디의 지지도는 구자라트의 경제 성장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극우힌두민족주의에도 있다. 나렌드라 모디가 정치인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다수 힌두들의 소수 무슬림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었기 때문이다. 2002년 구자라트에서 무슬림 학살 시기 그가 학살에 개입했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올해 구자라트 대법원에서 그는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그는 이 학살에 대해 단 한마디의 유감조차도 표현하지 않았다.
자신은 주총리로 집권했기에 모든 시험들은 통과했다고 말할 정도로 뻔뻔했다. 모디의 무슬림 학살 개입에 대한 복수로 그의 암살을 시도했던 무슬림 부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의 오른팔인 아미트 샤(Amit Shah)가 BJP의 총서기가 될 정도로 모디는 극우힌두민족주의 정당인 BJP내에서 위치는 탄탄하다. 그러나 문제는 BJP와 연립정권을 구성해야 하는 여타 지역정당들이 모디를 수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에서 지역 정당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무슬림 표들이 있는데 모디가 수상이 될 경우 무슬림들의 반대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NDA 연립정권이 들어설 경우 BJP가 200석을 훌쩍 뛰어넘는 표를 획득할 경우 무슬림표를 의식해야 하는 지역정당들은 배제하고 모디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조차도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것이다. 200석에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최대정당이 될 경우 BJP는 BJP내 다른 정치인을 택해야 할 것이다.
부정축재 문제가 드러나기는 했지만 모디보다는 보다 온건한 이미지를 지닌 아룬 자이틀리나(Arun Jaitley), 소니아 간디가 수상이 되어서 안 되는 이유가 이태리인이라는 것만을 전면으로 내세워 편협한 쇼비니즘으로 많은 비판을 받기는 했으며 행정 경력이 풍부한 수시마 스와라지(Sushma Swaraj)가 거론되기는 하지만 수상감으로는 약하다. 그렇다면 BJP 밖에서 제 3의 인물을 발굴해야 할지도 모른다.
BJP+국민회의 실패 후 제3 연립정권 들어설 경우
마지막 시나리오로 BJP와 국민회의가 합쳐서 270여석 정도밖에 확보하지 못 해서 각 지역정당들이 ‘콩가루’처럼 뭉쳐진 제3의 연립정권이 들어서는 경우이다. 이는 가장 복합한 경우로 일단 각 정당들은 협력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선거에서 좌파 정당들은 BSP등의 카스트 기반의 지역 정당들과 합쳐서 제 3의 플랫폼 구축을 제안하였으나 좌파정당들의 참패로, 카스트 기반 정당들의 거부로 무산되었다.
지금까지 인도에서는 전국적인 기반을 가진 중앙정당이 아닌 지역 정당 중심으로 연립정권이 구성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1989년의 NF(National front)과 1996-1998년 UF(United Front)이다. 1989년 국민회의는 197석, BJP는 86석을 획득했고 1996년에는 국민회의 140석, BJP는 161석을 회득하여 제 3의 플랫폼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던 때였다. 이 제3플랫폼에서는 각 지역정당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이가 수상이 된다.
한 예로 1989년에는 인도공산당(맑스주의)의 총서기 조티 바수(Jyoti Basu)가 인도 수상으로 추대되기까지도 했으나 인도 공산당(맑스주의)이 거절로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문제는 이 제 3의 플랫폼은 국민회의나 BJP의 거부로 언제든지 해산할 수 있는 불안정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3가지 시나리오를 다 살펴보면 국민회의의 맘모한 싱이나 라훌 간디, BJ의 나렌드라 모디가 아닌 지역정당의 정치인이 수상이 될 확률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떠오르는 인물들이 지금까지 웨스트 벵갈의 뜨리나물 꽁그레스 정당의 마마타 바너지(Mamata Banerjee), 우따르 프라데쉬의 BSP 정당의 마야와띠(Mayawati), 타밀 나두의 AIADMK 정당의 자야랄리타 (Jayalalita)였다.
마마타 바너지는 30여년을 선거로 집권해온 개혁공산당 정권을 선거에서 압승으로 이겨서 인도정치의 새 별로 떠올랐으나 측근들의 부패와 경제 발전문제에서 오히려 공산당보다 후퇴하는 가운데 자신에게 항의하는 교수, 학생, 농민들을 마오주의자로 매도하거나 수시로 구속하는 권위주의적 정치를 보여서 다음 선거에서 패배가 거의 확실시되어 논의에서 사라졌다.
마야와띠는 지난 2월 당원들 앞에서 우따르 프라데쉬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어 자신이 다음 인도의 수상이 되어 델리의 붉은 성에서 취임연설을 하게 해달라고 호소하였다. 그러나 인도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해결을 통해서 카스트나 빈민 문제 해결 보다는 불가촉천민이나 후진카스트 계급에 대한 우대정책이라는 미봉책을 통해서 인도 내에서 중간 정도의 카스트에 속한 다수의 인도 국민들에게 반박을 사온 그리고 무슬림 내 후진 카스트에 대해서는 힌두의 입장에서 배척해온 기회주의 정치인이 두루뭉술하게 좋은 게 좋은 것으로 보여야 하는 수상이 되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이는? 현대 자동차가 진출해 있는 타밀 나두의 자야랄리타(Jayalalitha)이다. 타밀 나두는 큰 선거구이기도 하지만 자야랄리타 개인 또한 매력이 있다. 현재는 지역 라이벌 정당인 DMK가 국민회의와 손을 잡고 있어서 국민회의와 반대편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AIADMK는 타밀 나두에서 권력을 처음 잡았을 때 국민회의와의 협력을 통해서였다. 소니아 간디의 남편이었던 라지브 간디는 스리랑카의 타밀족 탄압에 개입했기에 암살되었다. 당시 타밀의 집권 정당은 스리랑카의 타밀족에 동정적이었던 DMK였고 1991년 당시 신생정당이었던 AIADMK는 네루 집안에 동정적이던 국민여론을 받고 있던 국민회의와 손을 잡고 집권을 할 수 있었다. 2001년에도 국민회의와 협력해서 권력을 잡았다. 물론 1년 후 그녀는 부패 협의로 권력에서 물러나야했지만 그게 무슨 대수로운 일이겠는가.
BJP와는? 지금 AIADMK는 국민회의와 반대편에 서 있기에 BJP와 언제라도 손을 잡을 수 있다. 1998년에 BJP와도 협력하여 권력을 잡은 적이 있다. 1년 뒤에 불화로 AIADMK의 탈퇴로 BJP 중심의 정치 플랫폼이 붕괴되기는 했지만 권력을 잡는 것만이 목표이고 이념도 국민을 위한 뚜렷한 비전도 없는 인도의 정치인들에게 이런 저런 과거들이 무슨 대수이겠는가. BJP로서도 무슬림에 적대적인 영화가 개봉되는 것을 반대한 전력도 있는 등 공정한 정치지도자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는 자얄랄리타와 손을 잡는 것은 BJP의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타밀나두는 인도 자동차 산업의 허브로 자리 잡아가고 있어서 BJP가 내세우는 경제 발전이라는 공약과도 궤를 같이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야랄리타가 가진 보너스.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다국적 기업의 유치와 투자 확대에 목매여 있는 인도 정치인들과 인도 기업인들에게는 최상의 프론트맨이 될 수 있다. 이런 조건들 때문에 전국 언론에 그녀에 대한 정치 광고가 실리고 있다. BJP와 국민회의 어느 정당도 국민들에게 염증을 주고 있기에, 그녀가 수상이 될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정호영 자다푸르 대학 사회학 박사 과정>
*이 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운영하는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EMERiCs)에서 제공했습니다.
<기사 출처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시아엔>
<기사 출처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시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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