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될 인도 건설 시장 | 글 | 임정성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현재 델리 사무소에 주재. 2003년부터 인도 경제와 산업에 대해 연구 | | 최근 3년 경제 성장률 8.1%, 2005년 건설업 성장률 12.1% 2032년이면 인도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전망(2003년 10월 BRICs 보고서)에 부응이라도 하듯, 인도는 최근 3년간 연평균 8.1%로서 전례 없는 높은 성장을 보여줬다. 특히 인도가 강점을 보이는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업 부문에서도 7.1∼9.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중에서 건설업은 2002년 7.7%, 2003년 10.9%, 2004년 12.5%, 2005년 12.1%로 최근 3년간 두 자리 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1991년에서 2003년의 12년 동안 연평균 5.3%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인도 건설업은 그야말로 ‘붐(Boom)’이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결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건설업의 비중이 1999년에 5.1%에서 2005년에는 6.7%까지 증가했다. 건설업의 활동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데이터인 총고정자본형성을 보면, 2002년 9.8%, 2003년 11.9%, 2004년 13.5% 성장했다. 총고정자본형성 중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민간기업의 비중은 2002년에 23.0%에서 2004년에 30.3%로 증가한 반면, 가계부문은 50.1%에서 39.8%로 감소했다.
최근 인도 내에서의 분위기는 7∼8%의 경제성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며, 고용을 확대하고 극빈곤층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8% 이상 나아가 10%의 경제성장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인도정부가 지난 6월에 발표한 11차 5개년계획(2007∼2011년) 방향에서는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를 8.5%로 설정하고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 보면, 지난 5월에 도이체 뱅크 리서치(Deutsche Bank Research)는 인도경제가 2006년에서 2020년 기간에 연평균 5.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의 5.2% 성장률보다 높은 전망치로 인도인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 | | 2002년 | | 2003년 | | 2004년 | | 200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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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1차) | -6.9 | 10.0 | 0.7 | 3.9 | 광공업(2차) | 6.8 | 6.6 | 7.6 | 3.9 | 제조업 | 6.8 | 7.1 | 8.1 | 9.0 | 서비스업(3차) | 7.3 | 8.5 | 10.2 | 10.3 | 건설업 | 7.7 | 10.9 | 12.5 | 12.1 | 국내총생산 | 3.8 | 8.5 | 7.5 | 8.4 | 총고정자본형성 | 9.8 | 11.9 | 13.5 | | 가계부문 | 20.2 | 1.1 | 0.2 | | 민간기업부문 | 10.2 | 30.3 | 28.4 | | 공공부문 | -6.0 | 11.8 | 16.7 | |
| * 주 : 연도는 회계연도(4.1~다음해 3.31) 기준임. * 자료 : Central Statistical Organization, Govt. of India | | 고속도로, 철도, 공항, 항구 등 의욕적인 인프라 투자 계획 2005년 8월초부터 델리에 주재하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인도의 건설현장들을 유심히 살펴 왔다. 건설업은 철강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일 뿐 아니라 한 나라의 물리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일반주택은 물론 신도시의 고층 아파트나 상업용 빌딩들조차도 철근 콘크리트로 짓고 있고 비계도 꾸부렁한 나무들을 대부분 이용하고 있다. 최소한 델리에서는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크레인을 설치해 놓고 빌딩을 건설하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한 델리에서 신도시인 구르가온까지 연결하는 고가도로 건설 모습을 보면 공사 진척이 한 없이 느릴 뿐 아니라 여기도 철근 콘크리트만 사용할 뿐 철골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건설 중장비들도 몇 개 없어 보이고, 대부분 사람들에 의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인도 건설산업은 비전문가의 눈으로 보아도 기술수준이 매우 낮고 국제 경쟁력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최근 신문지상에 보도되는 인도정부의 의욕적인 수송 인프라 투자계획(고속도로, 철도, 공항, 항구), 발전소, 정유소, 제철소 등 기간산업들의 대규모 투자계획, 자동차, 전기전자 등 제조 기업들의 공장 신증설 계획, 금융, 유통, IT 등 서비스 업체들의 확장계획들을 보면, 앞으로도 인도 건설산업의 붐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 일간지들에 매일같이 전면 또는 1/2면 광고를 내는 호화 아파트단지나 초대형 상가 개발 사업들을 보면 앞으로 인도에서 가장 유망한 사업분야는 부동산 개발사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도정부는 2000년부터 국가고속도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델리, 뭄바이, 첸나이, 콜카타 등 4대 대도시를 연결하는 GQ(Golden Quadrilateral) 라인은 당초 일정보다 2년 정도 늦은 금년 12월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총연장 5,846km, 총비용 3,000억 루피(65.2억불)의 대규모 공사이다. 또한 인도의 동서와 남북을 잇는 고속도로 공사와 NHDP(National Highways Development Project) 3단계와 4단계 공사, 그리고 항구들과의 연결도로 공사들을 각각 계획, 추진하고 있다. 또한 현 인도 정권은 경제발전에 수송 인프라가 장애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기존 철로와 병행하는 화물전용철로(Dedicated Freight Corridor)를 새롭게 건설할 계획이다. 델리~뭄바이, 델리~콜카타를 연결하는 1단계 사업(2,800km, 약 60억불 투자)이 최근에 개시되었는데, 향후 5∼7년 후에 완공될 계획이다. 이외에 인도정부는 델리, 뭄바이 국제공항을 현대화하고, 방갈로르와 하이데라바드에서는 신규공항을 건설할 방침이다. 항구시설의 확충 계획들도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카고 처리능력을 2004년 5억 2천만톤에서 2012년에는 약 8억톤으로 증강시킬 계획이다. 한편, 인도에서는 앞으로도 상업용 빌딩과 주택 등 부동산 개발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컨설팅사인 어니스트&영(Ernst & Young)은 최근 인도의 부동산 시장이 현재 120억불에서 2010년에는 500억불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뭄바이, 델리, 방갈로르, 하이데라바드, 푸네, 콜카타, 첸나이 지역에서 유통, 주택, 상업용, 병원, 오락 등의 부동산 누계 수요는 2006∼2010년 동안에 8.4∼10.5억 평방피트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2008년까지 8대 대도시들에서 200개 이상의 유통센터(약 66백만 평방피트)가 건설되고, 7개 중대형 도시들에서도 약 38개 유통센터(13백만 평방피트)가 건설될 계획이다. 또한 도이체 뱅크 리서치는 인도의 2001년 현재 주택 보급률은 약 67%로 앞으로 연간 7백만∼1천만 개의 신규주택 공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인구증가율, 대체수요, 기존 공급 부족분, 평균 가계규모의 감소(핵가족화, 소득 및 도시화 증가), 저리 주택대출 등에 의해 촉진될 것이다.
| | 인도 정부의 관료주의가 건설업 성장을 저해시켜 일반적으로 건설업은 어느 나라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분야로 알려져 있지만, 인도에서만큼 보수적이고 사업하기가 어려운 나라는 없을 것이다. 중앙정부가 국가 최우선 정책으로 시행을 한다 하더라도 부지매입과 환경영향 평가를 승인 받기가 매우 어렵다. 각종 소송이 걸릴 경우 법원이 ‘중단명령(stay order)’이라도 내리면 공사가 중단되어 5년이고 10년이고 방치된다. 국가고속도로공사(NHAI)의 GQ 프로젝트의 1단계 공사는 현재 95%의 완공률로 250km의 공사만을 남겨 놓고 있는데, 대부분의 지연사유는 각종 소송들 때문이다. 델리개발공사가 2003년 6월부터 추진하던 바산트 쿤지의 쇼핑몰 건설공사도 환경보호론자들의 소송으로 몇 년 전부터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만 덩그러니 남겨 놓고 있다. 수송 인프라 건설의 경우 장기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인도정부의 재정적자 수준이 높아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일본 해외개발원조 등 국제기관들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 민간 부동산 투자의 경우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데, 부동산 자산 가격 버블을 우려하는 인도 중앙은행의 반대로 현재 외국벤처 자본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점은 정부의 관료주의에 있는 것 같다. 최저 입찰가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좋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입찰이 지연되고, 국제입찰에서조차 낙찰된 것을 번복하기도 한다. 각종 복잡한 승인제도와 절차들을 만들어 놓아 이를 수월하게 넘어가기 위해서는 테이블 밑으로 무엇인가 넘겨주어야 한다. 일례로 NHAI는 거의 6개월이 지났지만, 이번 회계연도에 PPP(관민파트너십) 모델 하에서 단 1km의 고속도로 공사도 발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NHAI는 금년에 2단계, 3단계 사업에서 3,000km 이상을 발주한다는 목표를 설정하였지만, 지난해 도입된 새로운 절차 때문에 아직까지도 입찰을 추진할 수 없었다는 변명이다. 재미있는 것은 인도정부가 이런 악명 높은 프로젝트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2억 루피(4.3백만불) 이상의 프로젝트들의 이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742개 프로젝트 중에서 245개(33.0%)만이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다. 나머지 269개는 일정에 지연되고 있으며, 심지어 219개는 아예 완공일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이 중 168개가 인도 철도부 프로젝트) 그렇지만 일정준수 프로젝트들의 숫자가 2000년 120개에서 2005년에는 245개로 증가했고, 당초 승인된 비용 대비 초과비용 비율도 1996년 47%에서 2006년에는 17.4%로 감소했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다.
| | | 1996년 | | 2004년 | | 2005년 | | 2006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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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준수 프로젝트 비중 | 36.9 | 26.8 | 27.4 | 33.0 | 당초 코스트 대비 비용초과 비율 | 46.9 | 22.4 | 17.7 | 17.4 |
* 자료 : Project Implemnetation Status Report, Govt. of India | | 한국 건설업계에 기회이자 도전인 인도시장 한국 업체들이 인도 건설시장에 최초로 진출한 것은 1993년으로 집계되고 있다. 누계 계약금액이 1993년 2억 8,297만불에서 2006년 9월말에는 66억 7,345만불로 23.6배나 증가하였다. 진출업체 수도 1993년 2개에서 2006년 현재는 14개 업체로, 쌍용건설을 비롯한 한국의 대형 건설업체가 다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이들의 공사건수도 1993년 2개에서 2006년에는 27개로 증가했으며, 공사내용은 주로 플랜트, 고속도로, 교량, 지하철 건설 등이다. 인도 건설시장은 위에서 언급한 고질적인 문제점들로 인해 수지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고 들었다. 인도에서는 어쩔 수 없이 공기 지연이 다반사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도의 인프라와 부동산 분야는 경제발전과 소득증가가 이루어지면서 계속 건설될 전망이기 때문에 한국기업들도 인도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 건설업체들은 인프라 건설 자금 확보가 용이한 국제기관의 지원 사업들을 타깃으로 정해 수주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향후 각광 받을 분야인 타운쉽과 공단 개발, 상업용 빌딩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그 동안 인도에서 어렵게 공사를 진행하면서 각종 제도와 절차, 관습과 인도인들의 습성들을 파악하고 노하우를 축적한 업체들은 앞으로 더욱 과감하게 인도에서 사업기회를 포착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 <한국 건설업체들의 인도 건설사업 진출 실적> (백만불) | | 1993년 | | 1997년 | | 2001년 | | 2005년 | | 2006.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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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수* | 2 | 5 | 10 | 14 | 14 | 공사 건수* | 2 | 15 | 22 | 25 | 27 | 누계 계약금액** | 283 | 3,994 | 4,937 | 6,447 | 6,673 |
- 주 : *는 4/4분기말 기준(2006년은 3/4분기말), **는 1993년~2006년 9월 - 자료 : 해외건설종합서비스(www.icak.or.kr) | <기사 출처 : 임정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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