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6일 수요일

인도 여야 대표주자, 재난지역 방문으로 '구설'

인도 여야의 대표 주자격인 라훌 간디 국민회의당 부총재와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의 선거운동위원장인 나렌드라 모디가 폭우 피해지역인 우타라칸드주(州)를 방문했다가 나란히 구설에 올랐다.

간디 부총재는 지난 24일 우타라칸드를 방문, 피해상황을 둘러보고 하루밤을 보냈다. 

이에 대해 인도국민당은 'VIP들이 우타라칸드를 방문하면 구조작업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수실 쿠마르 신데 내무장관의 요청을 간디 부총재가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레누카 초우다리 국민회의당 대변인은 25일 수도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간디는 한 시민이자 국민회의당 부총재 자격으로 피해지역을 찾았다"면서 "그는 당시 주총리 등 주요 인사들의 영접을 받은 것도 없고 구조대원들을 모이게 해 작업에 차질이 생기도록 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간디 부총재는 친구들이 모는 자동차를 타고 우타라칸드에 간 뒤 피해상황을 둘러보고자 헬기를 탔다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특정지역에 헬기를 착륙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간디 부총재가 규정이나 규범을 어긴 일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우타라칸드에선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몬순이 몰고온 기록적 폭우로 수백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아직 고립된 상태다. 당국은 군병력 등을 동원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이번 주 들어 폭우가 또 내리기 시작해 작업에 속도를 못내고 있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의 주총리기도 한 모디 위원장은 간디 부총재보다 이틀 이른 지난 22일 우타라칸드를 찾았다가 역시 뒷말을 낳고 있다. 

모디가 힌두교 성지가 밀집해 있는 우타라칸드에서 발이 묶인 구자라트주 출신 순례객 1만5천명을 하루 동안 구조했다고 인도국민당 홍보관계자들이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회의당과 언론매체들은 모디가 '람보'도 아니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하루만에 구조할 수 있느냐고 비꼬았다.

이런 비판은 인도국민당의 주도 정당연합체 일원인 '시브 세나'에서도 나왔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를 거점으로 하는 힌두 민족주의 성향 정당인 시브 세나의 우다브 타케라이 총재는 25일 당보 사설에서 "인도국민당의 유력한 총리 후보인 모디가 구자라트주 사람들만 생각하는 자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국가적 재난 시기에 정치 지도자는 모름지기 일개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닌 국가적 관점을 지녀야 한다"고 질타했다.

간디와 모디의 우타라칸드 방문을 둘러싼 공방은 양당이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선거운동에 들어가면서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