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4일 수요일

인도 법원 다큐 '인도의 딸' 상영 금지처분…사회 불안 우려

아룬 자이틀리 인도 재무장관이 지난 2012년 12월에 발생한 뉴델리 여대생 버스 집단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소한 사고"였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 시위대원들이 이를 맹비난하고 있다. © AFP=뉴스1 2014.11.26/뉴스1 ©News1
세계 여성의 날(8일)에 맞춰 개봉 예정이던 다큐멘터리 영화 '인도의 딸'이 인도에서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다.

'인도의 딸'은 지난 2012년 뉴델리에서 버스를 타고 가던 23세 여대생이 버스운전자와 동승객 남성 4명에 의해 성폭행 당한 후 고속도로에 버려졌다가 사망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델리 경찰의 라잔 바가트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법원이 (사건의 주범이자 버스운전자인 무케시 싱) 인터뷰를 공개하고 전송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바가트 대변인은 "무케시가 여성을 모욕하고 경멸하는 발언을 했다"며 대중이 격렬하게 항의할 가능성이 높아 긴장과 공포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인 레슬리 우드윈 감독이 만든 '인도의 딸'은 싱과 공범들의 인터뷰를 포함하는 데 내용 일부가 이번주 언론에 공개됐다.

싱은 인터뷰에서 당시 성폭행의 책임을 사망한 피해자에게 돌리며 범행을 부인했다.

또 그는 성폭행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의 책임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인도 현지 언론은 이러한 내용의 인터뷰를 일제히 1면에 실었고 소셜미디어는 싱에 대한 비난으로 들끓고 있다.

'인도의 딸'은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에 맞춰 인도 전역 뿐 아니라 영국과 덴마크에서 동시 개봉할 예정이었다.

우드윈 감독은 일단 해외 개봉에 대해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우드윈 감독은 "인도 법원의 상영 금지 명령에 매우 슬프다. 이성적인 행동이 아니다"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우드윈 감독은 영화 속에 포함된 9분 짜리 인터뷰 영상을 삭제하는 데에 절대 동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 여성의 부모가 영화를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우드윈 감독은 지난 2012년 뉴델리 버스 성폭행 사건에 분노를 느끼며 수만명이 거리로 뛰쳐 나온 시위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2명의 인도 언론인과 함께 싱과 공범들을 31시간 인터뷰한 영상을 편집해 영화를 만들었다.

싱과 다른 3명의 성인 공범들은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이들은 재판과정에서 방어권이 무시됐다며 항소했고 인도최고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형집행이 보류됐다.

범행 당시 18세 미만이었던 미성년 공범 1명은 소년원에서 3년형을 받았다.

2013년 집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21분에 한번 꼴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다.
<기사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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