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4일 수요일

인도 뭄바이, 소고기 갖고만 있어도 최고 5년형


2014년6월 8일(현지시간) 인도 알라하바드의 갠지스 강에서 힌두 축제인 두세라 축제를 맞아 힌두교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 여성이 소에게 경배의식을 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DB)

인도 최대 경제도시인 뭄바이가 있는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소고기 도축·판매는 물론 단순히 가진 것만으로도 처벌되게 됐다.

프라나브 무케르지 인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소를 도축하거나 소고기를 판매·소지하면 최고 5년의 징역이나 1만루피(18만 원)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마하라슈트라 주 동물 보호법을 승인했다고 현지 일간 인디언익스프레스가 4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주 정부는 수 주 내로 이 법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주 의회를 통과했지만, 그동안 대통령 승인을 받지 못했던 이 법은 물소(버펄로)를 제외하고는 암소, 수소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도축·판매·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도가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인도에서는 대부분 주에서 암소의 도축은 금지하지만, 수소 도축은 허용하는 주가 많다. 

마하라슈트라 주에서도 그동안 다른 주에서 도축된 소고기를 들여와 식당이나 상점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힌두민족주의를 내세운 인도국민당(BJP) 소속의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 주 총리는 "소 도축을 전면금지하는 소망이 현실이 됐다"며 환호했지만 주 안팎에서 이번 법 승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 내 소고기 유통업자들은 법이 시행되면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법 시행을 저지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영국 BBC 뉴스는 전했다.

2014년12월 23일 인도 알라하바드에서 거리의 소들이 불가에 모여들고 있다.(AP=연합뉴스DB)

농가에서는 소가 일을 못하거나 새끼를 낳지 못하게 돼도 자연사할 때까지 계속 기를 수밖에 없게 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트위터에는 "인도에서는 젖소로 태어나는 것이 여자로 태어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등 이번 조치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소고기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대부분 이슬람교도라는 점을 들어 소수 종교 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 교민사회도 이번 조치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뭄바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장석구 총영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찬반을 떠나 법이 시행되면 한국에서 소고기를 반입하다 뭄바이 공항 등에서 적발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게 됐다"며 "주재 기업과 교민들에게 이번 조치와 관련해 안내하고 주의를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뭄바이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인도 정부가 외국 기업의 투자를 바란다면서 외국인의 식생활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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