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4일 화요일

인도 힌두교단체 지도자, 테레사 수녀 폄하 논란

인도 여당의 모체이자 사상적 기반인 힌두민족주의 단체 민족봉사단(RSS) 대표가 테레사 수녀의 봉사를 "기독교도로 개종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깎아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모한 바그와트 RSS 총재는 23일(현지시간) 라자스탄 주의 고아원을 찾아 "테레사 수녀의 봉사는 자신이 돌본 이들이 기독교도가 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며 "봉사를 내세워 개종이 이뤄진다면 그러한 봉사는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인도PTI 통신이 보도했다.

당시 현장에는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구자라트 주 부대표 등 여러 BJP관계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테레사 수녀가 설립한 사랑의 선교단 대변인 수니타 쿠마르는 "테레사 수녀의 유일한 동기는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이었다며 "나는 시크교도지만 테레사 수녀와 함께 지내는 동안 어떤 개종 시도도 경험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최근 델리 주 선거에서 압승한 보통사람당(AAP)의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총리는 "테레사 수녀는 고귀한 영혼의 소유자"라며 "제발 가만히 내버려 두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제1야당인 국민회의당은 "테레사 수녀를 이런 식으로 모욕해서는 안된다"며 여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번 논란으로 힌두교 편향 이미지를 없애려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또다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모디 총리는 뉴델리에서 가톨릭 성당이 잇따라 공격당하고 지난달 자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인도의 종교 자유 문제를 지적하자 최근 가톨릭 행사에 참여해 "타인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종교 단체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소수 종교 보호를 강조한 바 있다.

알바니아계 부모에게서 태어난 테레사 수녀는 18세이던 1929년 인도에 들어와 1950년 콜카타에 사랑의 선교회를 설립했으며 199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빈민구호활동에 힘썼다.

그는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사후 6년 뒤인 2003년 가톨릭 성인 이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선포됐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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