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1일 월요일

방중 앞둔 인도총리, 중국 네티즌들에 '호된 신고식'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9월 뉴델리에서 악수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세 번째로 트위터 팔로어가 많다.

모디 총리는 소셜 미디어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고 자부하는 정치인이다. 그런 인도 정치 지도자가 오는 14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 네티즌들에게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모디 총리는 최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안녕하세요. 중국 친구들과 교류하길 기대합니다"라고 첫 인사 글을 올렸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비난하거나, 경멸하거나, 인종차별적인 것이었고 대다수가 국경분쟁에 관한 것들이었다. 중국에서 '남(南) 티베트'라 부르는 인도 동북부의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州)가 중국 영토라는 것이다.

"남 티베트는 중국 것, 되돌려 달라"는 게 전형적이었지만 어떤 댓글은 '불손'하게도 "인도는 중국의 개"라며 개 이모티콘을 붙여 놓았다. "너희들이 우리한테 커리를 팔면 친구가 돼 줄게"라는 문구도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년 전 취임식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초청하는 등 취임 직후부터 중국에 맞서온 모디 총리로서는 이 같은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이 놀랄 일이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과 합세해 "특히 남중국해에서 자유로운 항행권"을 요구, 중국 측을 아프게 만들었다.

하지만 인도가 중국, 미국에 비해 군사·경제적으로 약세인 것은 너무도 명백한 사실이라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중국과 인도 양측 관계자들도 양국 정상회담이 아시아에 대한 주도권 다툼 종식이나 4천㎞에 이르는 국경선을 둘러싼 영토분쟁 해결을 시도하는데 무게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대신 더욱 확대된 경제협력, 구체적으로는 중국이 인도에 투자를 약속한 200억 달러(약 22조원)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양측 관계자는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상하이 푸단대 국제연구소장 선딩리(沈丁立)는 "양측에는 영토분쟁부터 달라이 라마, 중국 잠수함 파키스탄 판매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이 매우 많지만 모리 총리의 이번 방문에서 그 어떤 것도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그러나 교역, 관광, 학생 교환, 교육, 과학, 의료, 기술, 체육 등의 분야에 (양국 관계진전의) 거대한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 외교 전문가들은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우호적'인 인도 방문이 영토분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문제의 '실질적 통제선'(Line of Actual Control)을 넘어들어온 수백명의 중국군 때문에 순식간에 무색해져 버렸던 사실을 상기했다.

신문은 당시 시 주석은 모디 총리의 고향 구자라트 주에서 첫 일정을 시작하는 것으로 우의를 표시한 듯했다며 모디 총리 또한 베이징, 상하이 방문에 앞서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에 먼저 들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암 사란 전 인도 외무장관은 중국이 최근 들어 영토분쟁과 관련해 타협적 분위기가 아니라 완고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신뢰구축"이라며 "그렇게 해서 국경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부언했다.

신문은 인도가 언젠가는 중국의 연간 성장률을 추월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규모 면에서 비할 바가 안 되고 중국의 자금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많은 개발도상국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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