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7일 수요일

인도 폭염에 1천200명 사망…노숙자·건설노동자 취약



26일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와 카르나타카 주 경계에 있는 가우리비다누르 마을에서 한 농부가 갈라진 땅에 앉아 있다.(EPA=연합뉴스)

당국 미흡한 대처 지적…"근로시간 조절·쉼터 설치 필요"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인도를 강타한 가운데 폭염 사망자가 1천200명을 넘어섰다.

폭염은 이달 말 남부지방부터 몬순(우기)이 시작된 이후에야 사그라질 전망이어서 피해가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

가장 피해가 큰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에서는 지난 18일부터 지금까지 884명이 숨졌고, 텔랑가나 주에서는 15일 이후 269명이 사망했다고 dpa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두 주에서는 며칠째 최고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었고 최고 48도까지 기록했다.

동부 웨스트벵골 주와 오디샤 주, 북서부 라자스탄 주 등 인도 다른 지역에서도 75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폭염에 도로 아스팔트가 녹았다.(EPA=연합뉴스)

수도 뉴델리에서는 아스팔트 도로가 지열에 녹아내린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50세 이상 노년층으로 집이 없는 노숙자거나 건설노동자로 파악됐다.

인도 기상청 관계자는 북서부 라자스탄 주의 사막에서 고온건조한 북서풍이 불어오는 데다 강우량이 부족해 폭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지구적인 기후변화 때문에 혹서기가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많은 피해자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는 매년 5월마다 폭염에 시달렸고 2002년과 2003년에도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당국은 '한낮에 야외 활동을 피하고 물을 많이 마시라'는 원론적인 안내만 할 뿐 적극적인 주민보호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인도 뉴델리 외곽 가세라에 있는 벽돌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물을 마시고 있다.(AP=연합뉴스)

텔랑가나 주의 주도 하이데라바드에 거주하는 알프레드 인네스는 "주 정부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라프라데시 주의 경우 텔레비전을 통해 주민들에게 외출 시 모자를 쓸 것과 물을 마실 것을 권하고 있을 뿐이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부편집장인 피아랄랄 라가반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농촌지역 근로 시간 조정이 필요하다"며 "야외 노동자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건설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이 즉시 도움받을 수 있는 지역 의료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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