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4일 월요일

인도 첸나이 폭우 이재민 170만명 넘어…한국기업·교민도 피해


7일 인도 첸나이에서 한 소년이 물에 젖은 책을 널어 말리고 있다.(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주 정부 347명 사망 발표…언론 "사망자 500명 넘어"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에 최근 한달동안 내린 100년만의 기록적 폭우로 주도 첸나이 등에서 17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14일 현지 언론과 첸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첸나이에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8일까지 무려 1천200㎜의 비가 쏟아져 100년만에 가장 많은 강우량이 기록됐다. 특히 이달 2일에는 12월 하루 강수량으로 114년만에 가장 많은 345㎜가 하루 동안 쏟아졌다. 

비는 지난 8일 완전히 그쳤지만 그동안 폭우와 홍수로 주 내에서 347명이 사망했으며 176만4천명이 대피소 6천여곳에 머물고 있다고 주 정부는 밝혔다.

하지만 일간 인디언익스프레스는 경찰을 인용해 사망자 수가 주 정부 발표보다 많은 514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인도 첸나이 아디아르 강변에서 주민들이 부서진 집에서 가재도구를 찾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첸나이에 사는 4천여명의 한국 교민 가운데에는 다행히 인명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20가구 정도가 주택이 침수돼 한동안 지인의 집으로 대피했으며 현지에 있는 몇몇 한국 기업은 공장이 침수돼 상당한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첸나이 한인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국 자동차 부품 기업 한 곳은 생산 설비가 침수돼 한국에서 수십명의 기술자들이 와서 기계 등을 복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등 첸나이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직접적인 침수피해는 없었지만 도로가 모두 물에 잠겨 며칠간 조업을 중단했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관계자는 "2일부터 5일 오전까지 폭우로 조업을 중단했다"며 "이제 비가 그친만큼 연말까지 계획한 생산 물량을 맞추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첸나이 공장 등 다른 진출기업도 주 정부가 3일과 4일을 임시공휴일로 선포하면서 이틀간 대부분 공장을 휴무했다.

6일 인도 첸나이 역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모인 침수 피해 주민들(AP=연합뉴스 자료사진)
첸나이 시는 14일 각급 학교들이 한달 만에 다시 문을 여는 등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당국은 10만t에 이르는 토사와 쓰레기를 치우고 막힌 하수관을 뚫고있다.

주정부는 연방 정부에 재난지역 선포와 비상주택 5만호 건설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여전히 시내 곳곳에는 침수지역이 남아있고 북부 지역은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인도 NDTV는 전했다.

많은 주민들은 오랜 침수로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수인성 질병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기업과 교민들도 복구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주 정부 구호팀에 1만여개의 구호식품을 전달한 데 이어 1천여가구를 직접 방문해 담요와 식수, 옷가지를 전달했다. 주 정부 구호기금에도 2천만루피(3억5천만원)를 기부했다.

7일 인도 첸나이에서 주민들이 구호품을 받기 위해 손을 뻗고 있다.(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 인도법인도 1천만 루피 규모의 생수와 담요를 마련해 이재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첸나이 한인회와 한인교회들도 현지 이재민 돕기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조상현 첸나이 한인회장은 "며칠씩 전기가 끊기면서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이 모두 상하는 등 교민들도 이번 폭우로 크고 작은 피해를 겪었다"면서 "하지만 교민들은 이곳 현지 주민들에 비하면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 십시일반으로 현지 주민 돕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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