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아기 공장' 인도, 외국인 위한 대리모 행위 금지

세계의 불임 커플에게 '대리모 중심지'로 불리는 인도에서 외국인을 위한 대리모 행위가 금지된다.
BBC 방송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28일(현지시간) 대법원에 제출한 각서에서 "정부는 상업적 대리모 행위를 지지하지 않으며, 대리모 허용 범위도 결혼한 인도인 부부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뉴델리 대리모센터의 인도 대리모 여성 (AFP=연합뉴스)
뉴델리 대리모센터의 인도 대리모 여성 (AFP=연합뉴스)
현재 인도에서는 외국인이 대리모를 구하려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혼해 최소 2년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한 이성 부부여야 한다. 동성 커플이나 독신자가 대리모를 통해 아기를 얻는 것은 2012년 금지됐다.
인도에서는 해당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대리모 산업이 성행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대법원은 지난달 정부에 대리모 산업 규제 방안을 제출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많은 나라에서 상업적 대리모가 불법으로 규제받는 데 반해, 인도에서는 의료 기술 수준이 높은데 비해 비용은 싸고, 관련 규정이 없어 아이를 얻으려는 전 세계에서 수천 쌍의 불임 커플이 모여들고 있다.
인도에서 대리모 고용에 드는 비용은 1만8천∼3만 달러(2천만∼3천400만원)로,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대리모는 이 중 8천 달러(900만원)를 받는다.
인도의 상업적 대리모 산업은 한 해 약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매년 20%씩 성장하는 추세다.
인도 여성들이 대리모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난 때문이며, 규제 미비로 젊고 가난한 인도 여성을 착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대리 출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방침이 자녀를 간절히 원하는 외국인들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대리모 병원을 운영하는 나야나 파텔 박사는 "엄격한 확인과 억제 수단이 필요하지만, 외국인들을 아예 금지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라며 "그건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여성운동가인 사회연구센터의 란자나 쿠마리는 "상업적 대리모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불임 커플들을 암시장으로 내몰거나 아이를 가질 기회를 빼앗는 것일 수 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그는 "많은 대리모 여성들이 건강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보수도 낮다"며 전면적인 금지보다는 더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파키스탄서 12년만에 귀국한 인도 장애여성, 화해 매개 되나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왼쪽)이 12년만에 파키스탄에서 귀국한 기타 환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인도 외교장관, 파키스탄에 감사 표시…선거 앞두고 졸속 추진 비판도

10대 초반 파키스탄에서 길을 잃은 채 발견돼 12년간 구호단체에 머물던 인도 출신 20대 장애여성이 인도와 파키스탄 당국의 협조로 26일(인도시간) 귀국했다.

양국이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을 놓고 국경지역에서 국지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이 여성의 귀국을 놓고 협조한 것은 새로운 화해 분위기 조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일간 인디언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 여성은 11살 때로 추정되는 2003년 인도와 국경을 접한 파키스탄 라호르 기차역에서 길을 잃은 채 파키스탄국경수비대에 발견됐다.

그는 청각장애와 언어장애가 있어 이름조차 말하지 못했고 국경수비대는 파키스탄 최대 민간 구호단체 에디 재단에 그를 맡겼다. 재단은 그에게 '기타'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라호르와 카라치의 보호시설에서 지금껏 그를 돌봤다.

재단은 기타가 말을 못하지만 두 손을 모아 인도식 인사를 하고 어른에게 존경을 나타낼 때 발을 만지는 인도식 예법을 보이는 것으로 봐 인도에서 온 것으로 보고 그의 가족을 찾았지만 10여 년간 별 성과가 없었다.

그러다 올해 여름 인도에서 미아가 된 파키스탄 장애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바지랑기 바이잔'이 크게 흥행하면서 기타의 사연이 인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인도 정부는 기타를 '인도의 딸'이라고 부르며 귀국을 추진했고 전국에서 그의 가족을 수소문했다.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은 26일 기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그의 귀국을 환영했다.

스와라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인도주의적 문제가 양국의 이해와 박애정신으로 해결됐다며 파키스탄 정부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이날 기타를 만났으며 그동안 그를 돌본 에디 재단에 1천만 루피(1억7천5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 주재 파키스탄 대사는 "기타의 귀국이 양국 관계에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인도에 수감된 459명의 파키스탄인 수감자도 조속히 귀국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말했다.

하지만 기타의 귀국은 다음달 초까지 이어지는 비하르 주 의회 선거에서 유리한 소재로 삼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지나치게 급하게 추진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기타는 귀국에 앞서 자신의 가족임을 주장하는 비하르 주 출신 일가의 사진을 보고 자신의 가족처럼 보인다고 했지만 이날 이들 가족을 만났을 때는 기억을 못하겠다며 불확실한 태도를 보였다.

인도 정부는 기타를 일단 보호 시설에 머물게 했으며 DNA 분석을 거쳐 기타의 가족을 찾아 줄 계획이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